“AI를 쓰는 회사가 아니라, AI 없이는 일이 안 되는 회사”: 마이리얼트립이 AI Native 조직으로 전환한 이유

AI 기능을 얹는 것과, AI 없이는 일이 안 되는 조직을 만드는 것은 다릅니다. 마이리얼트립이 3년에 걸쳐 후자를 택한 이유와, 그 과정에서 바꾼 것들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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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쓰는 회사가 아니라, AI 없이는 일이 안 되는 회사”: 마이리얼트립이 AI Native 조직으로 전환한 이유

2026년 1분기,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는 전 구성원 앞에서 선언했습니다. “마이리얼트립은 AI Native 조직으로 전환합니다.” 새로운 기능 출시나 신규 서비스 론칭 소식이 아니었습니다. 회사가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2024년, 사내에 AI Lab을 세우고 전 구성원의 AI 리터러시를 끌어올리는 작업을 먼저 시작했습니다. 2025년에는 비개발자가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고 마케터가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등, 구성원들이 AI로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경험을 집중적으로 쌓았습니다. AI 툴도 전 구성원에게 무제한으로 열었습니다.

그 기반 위에서, 이제는 AI로 비즈니스 임팩트를 본격적으로 만들어내겠다는 것. 그것이 이 선언의 본질입니다.

시작은 AI 여행 플래너였다

2022년 말 ChatGPT가 등장했을 때, 마이리얼트립은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48시간 만에 AI 여행 플래너를 출시했습니다. 당시 고도로 분업화된 조직 구조에서는 나오기 어려운 속도였지만, 이동건 대표가 직접 진두지휘하며 밀어붙인 결과였습니다.

뉴스에도 보도됐고 주요 IT 기업들의 관심도 받았지만, 초기 호기심은 빠르게 식었습니다.

기능을 붙였을 뿐, 일하는 방식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AI 기능 하나를 얹는다고 조직이 전환되지는 않는다는 것. 이 경험이 이후 마이리얼트립의 AI 전략 전체를 바꿔놓았습니다.

AI 전환의 여정: 기능에서 구조로

방향을 바꾼 뒤, 마이리얼트립의 AI 전환은 단계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2024년 — 새롭게 만든 AI Lab은 특정 기술만을 다루는 전문 부서가 아니라, 전 구성원이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안내하고 교육하는 조직으로 설계됐습니다. 동시에 고객경험 조직의 사명을 MRTCX에서 AICX로 변경하며, AI 중심의 고객 경험 혁신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2025년 — AI 챔피언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AI를 활용해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프로그램으로, 테크 블로그에만 15편 이상의 후기가 올라갔고, 공유하지 못한 사례는 훨씬 많습니다. 같은 해, 테크 조직의 PE(Product Engineer, 프로덕트 엔지니어) 직무 전환도 완료했습니다. 개발자, PM, 디자이너, 데이터 분석가가 ‘문제 종결자’로서 기획부터 구현까지 End-to-End로 책임지는 구조로 바꿨습니다.

2026년 — AI Nativeness를 평가에 제도화하고, 임팩트 기반 평가로 전환합니다.

병목은 전략이 아니라 실행 구조였다

AI를 도입해야 한다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왜 실행은 이렇게 어려울까요?

이동건 대표가 내린 결론은 명확했습니다. 문제는 전략이 아니라 실행 구조에 있었습니다.

성장기에 속도를 내기 위해 역할을 극단적으로 쪼갠 분업 구조가 굳어져 있었습니다. 한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임팩트는 구조적으로 제한됐고, 리더는 조율에 에너지를 쏟고, 실행하는 사람은 ‘왜’를 모른 채 맡은 일만 처리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구조를 깨지 않고서는 AI라는 엔진은 아무 힘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AI 툴이 멈추면 업무가 멈추는 회사”

그렇다면 AI Native 조직이란 무엇일까요? “AI를 쓰는 회사”가 아닙니다. AI 없이는 업무가 안 되는 조직입니다.

이동건 대표는 직접 실례를 들었습니다. 현재 출장여행 사업 시스템을 AI로 직접 구축하고 있는데, 과거에도 같은 사업을 시도한 적이 있지만 팀 구성과 리소스 조율에만 수개월이 걸려 결국 무산된 바 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한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1주일 안에 새로운 사업을 출시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사내에서도 변화가 이미 일어나고 있습니다. 과거라면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등 여러 인원이 필요했을 신규 서비스들이 최소 인원으로 만들어지고 있고, 오래된 레거시 시스템도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소수정예로 더 큰 임팩트를 만드는 조직. 이게 AI Native 조직의 모습입니다.”

AI Nativeness, 성과 평가의 핵심 지표가 되다

방향만 제시한 것이 아닙니다. 성과 평가에 AI Nativeness 항목을 신설해 상당한 비중을 부여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AI Nativeness에만 0점(NE)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업적과 핵심가치에서 모두 최고 등급을 받더라도 AI Nativeness가 0점이면 종합 평가는 ‘기대충족’에 머뭅니다. 구조적으로 탁월함이나 기대이상 등급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의도적으로 이렇게 설계했습니다. AI를 활용하지 않는 사람은 이 조직에서 탑 퍼포머가 될 수 없습니다.”

단, 측정 기준은 사용량이 아닙니다. 토큰 소비량이나 접속 빈도가 아니라, AI를 통해 고객과 비즈니스에 어떤 가치를 만들어냈는가를 봅니다. AI로 풀기 쉬운 문제를 골라 실적을 쌓는 것이 아니라, 각 조직에서 가장 어렵고 중요한 문제에 AI를 투입해 핵심 지표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평가의 핵심입니다.

리더의 역할이 달라진다

리더에게도 역할 재정의를 요구했습니다.

리더는 더 이상 답을 주거나 팀원을 보호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맥락과 방향을 설계하고, 구성원이 AI를 활용해 더 넓은 범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리더가 먼저 실천해야 합니다. 실제로 작년 초에도 평가에 AI 지표를 넣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이동건 대표는 1년을 더 기다렸습니다. 리더부터 충분히 준비가 된 뒤에 제도화하겠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경영진을 비롯한 상위 리더들이 평가할 자격을 갖췄는가에 대해 회의적이었습니다. 리더들이 그 누구보다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믿었고, 1년간 강하게 요구해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때가 되었습니다.”

AI 인프라: 도구는 이미 준비되어 있다

마이리얼트립은 전 구성원에게 AI 툴을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월 AI 구독 비용은 도입 초기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필요한 도구가 있으면 추가 지원도 가능합니다.

제도와 인프라는 이미 갖춰져 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실행입니다.

AI Native, 그 다음

과거에는 큰 조직을 이끄는 것이 리더의 역량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작은 팀으로 큰 성과를 만드는 조직이 이깁니다. 한 사람이 AI를 파트너로 삼아 기존에는 여러 명이 해야 했던 일을 해내는 시대. 마이리얼트립이 AI Native 전환을 통해 그리는 미래입니다.

AI로 고객 문제를 더 빠르게, 더 깊이 풀어내는 사람이 성과를 내는 시대. 마이리얼트립은 그 전환의 한가운데에 서 있습니다. 이 전환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 추후 구체적인 결과와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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