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찐 정보’를 전하기 위한 CRM의 혁신을 그리다
AI 챔피언 다섯 번째 이야기 — 그로스마케팅팀 조은별 님
AI 챔피언 다섯 번째 이야기 — 그로스마케팅팀 조은별 님
마이리얼트립의 CRM은 단순 발송 도구가 아닙니다. 사용자의 실제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필요한 순간에 도달하는 핵심 채널이죠.
“CRM은 실제 마이리얼트립 유저의 액션 기반이라 효율이 좋습니다. 하지만 요청이 몰리다 보니, 맥락과 상관없이 ‘CRM을 보내자’로 시작되는 경우도 생겨요.”
하루 평균 5~10건, 명절·성수기에는 수십 건의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카카오톡, 앱푸시, 이메일 등 채널이 늘어날수록 그로스마케팅팀 조은별 님의 하루 대부분은 발송 준비에 묶였습니다. 효율이 좋은 채널일수록, 그 효율과 효과를 유지하기 위한 반복이 늘어난 거죠.
다섯 개 툴을 오가던 수작업의 일상
CRM 한 건을 발송하기 위해 다섯 개의 플랫폼을 오가야 했습니다.
요청 시트를 열어 프로모션 정보를 확인하고, Airbridge에서 캠페인 이름을 입력해 트래킹 링크를 만든 뒤, Braze에서 템플릿을 만들고 캠페인을 생성했습니다. 또 Figma에서 이미지를 추출해 NHN Cloud에 업로드하고, 거기서 생성된 이미지 코드를 다시 Braze에 붙여야 했습니다.
요청 시트를 보고, 링크를 만들고, 이미지를 업로드하고, 그걸 다시 붙이고 테스트까지 하는 모든 과정이 수동으로 이뤄졌습니다.
캠페인 한 건에 약 20분, 성수기에는 하루 3시간 이상이 이 작업으로 흘렀습니다. 당연하게 그 시간 동안 전략적 의사결정은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죠.
작은 자동화에서 시작된 변화
은별 님은 처음부터 AI 챔피언 후보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중, 작은 불편을 해결한 시도 하나가 전환점이 됐습니다.
CRM 발송 후 성과를 수기로 업데이트하던 시트를 Braze API와 연결해 자동화한 것입니다. 두 시간 만에 완성된 간단한 시도였지만, 효과는 즉각적이었죠.
“이렇게 간단하게 될 줄 몰랐어요. 이런 방식이라면 내가 매일 하던 일도 바꿀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 작은 성공을 본 팀 리더가 AI 챔피언 프로젝트 참여를 제안했습니다. 그때부터 AI는 조은별 님에게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실질적인 도구로 다가왔습니다.
‘어디까지 자동화할 수 있을까’를 정의하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부딪힌 질문은 ‘어디까지 자동화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팀에서는 ‘클릭 한 번으로 발송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건 거의 자동차가 하늘을 나는 얘기처럼 들렸습니다. 어디까지 자동화가 가능한지도, 그게 실제로 가능한지도 알아보는 게 제일 어려웠어요.”
은별 님은 일주일 동안 PRD(Product Requirements Document, 제품 요구사항 문서)를 작성하며 기술적으로 가능한 범위와 업무적으로 필요한 목표를 구분했습니다. 단순한 문서 작업 같지만, 사실은 불가능해 보이던 일을 가능한 일로 바꾸는 첫 단계였죠.
“PRD를 쓰면서 처음으로 ‘이건 못한다’가 아니라 ‘이건 이렇게 하면 된다’로 사고가 바뀐 것 같아요.”
구현: 도구 추가가 아닌 구조 재설계
1) Braze API의 현실을 인정하고 방향을 틀다
Braze API 트리거만으로는 세그먼트가 주기적으로 갱신되는 상시 스케줄(반복 발송) 캠페인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것이 확인 됐습니다. 매일 업데이트되는 세그먼트를 대상으로 상시 반복 발송되는 CRM을 자동화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해진 거죠.
그래서 스케줄 캠페인 템플릿을 사전 생성해 복제하고, 메시지 구성 데이터는 Connected Content(커넥티드 콘텐츠)로 주입하는 구조로 재설계했습니다. 이 방식은 스케줄 기반 반복 발송과 세그먼트 최신화 요구를 함께 다룰 수 있습니다.
“불가능한 걸 하겠다고 덤비기보다는, 지금 환경 안에서 가장 빠르게 돌아갈 방법을 찾았습니다.”
2) n8n으로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하다
실행 중 스프레드시트 공유 URL의 리다이렉트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Connected Content 호출은 리다이렉트를 따르지 않아 중간 주소로 전환될 경우 데이터 로딩이 실패할 수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노코드 기반 자동화 도구인 n8n에 경량 서버를 두고 시트 데이터를 고정 JSON 엔드포인트로 프록시하도록 변경했습니다.
Braze 외 추가로 필요한 Airbridge, Figma, NHN Cloud API 연결 또한 n8n으로 확장하여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사업부에서는 요청 시트에 배경, 일정, 타깃, 소재, 문구를 입력하기만 하면 됩니다. 시스템이 시트를 읽어 Braze 캠페인을 복제하고, Figma에서 이미지를 추출해 NHN Cloud에 업로드하며, Airbridge에서 트래킹 링크를 자동 생성합니다. 시트에 입력된 문구와 랜딩 URL도 자동으로 반영됩니다.
“지금은 두 개 탭만 씁니다. 사업부 요청시트와 Braze, 그게 전부입니다.”
달라진 하루, 확장된 사고
이제 CRM 발송은 시트에서 버튼 한 번이면 준비가 끝납니다.
캠페인 한 건에 걸리던 시간은 20분에서 5분 이내로 줄었습니다. 하루 평균 90분, 한 달이면 약 30시간(4일)에 해당하는 시간을 절약했습니다. 사람이 직접 옮겨 적던 과정이 사라지면서 휴먼 에러도 줄었습니다.
“이제는 반복 대신 판단에 시간을 씁니다. CRM의 구조를 바꾸니 일하는 리듬도 달라졌어요.”
프로젝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이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기능이 실제로 구현됐을 때였습니다.
“아, 이거까지는 안 되겠지 싶었는데 AI Lab에서 ‘이것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시더라고요. 반신반의했는데 정말 됐습니다. 그때 제 상상력이 얼마나 빈곤했는지 느꼈습니다.”
PRD를 작성하며 ‘불가능의 경계’를 정의했던 사람이, 이제 그 경계를 스스로 넓혀가고 있었습니다.
AI는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상상력을 현실로 바꾸는 도구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CRM의 본질로 돌아가다: 고객에게 유효한 정보
이번 자동화의 목표는 단순히 효율을 높이는 게 아니었습니다. CRM을 고객에게 진짜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구조로 고도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항공권을 구매한 고객에게 얼마 안 지나 바로 숙소나 투어 예약 메시지가 나가요. 이건 과연 고객이 정말 지금 필요로 하는 정보인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은별 님은 지금 CRM의 ‘다음’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자동화로 확보한 시간을, 이제는 고객 여정을 세밀하게 설계하는 데 쓰고 있는 거죠. 마이리얼트립의 ‘여행 경험의 완전한 연결’이라는 비전을 CRM이라는 접점에서 현실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CRM이 ‘발송’이 아니라 ‘인게이지먼트’가 되는 그날까지, 은별 님은 여전히 실험을 이어가며 마이리얼트립의 CRM을 한 단계 더 진화시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