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평균을 높일수록, '나다운 여행'은 귀해진다
AI가 여행 정보를 찾는 비용을 빠르게 낮추면서, 여행 소비가 '나다운 여행'과 최저가라는 두 갈래로 또렷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여행 준비는 크게 '무엇을 할지 찾는 정보 탐색'과 '예약' 두 단계로 나뉘는데, AI가 바꾼 건 정보 탐색 쪽입니다. 예전이라면 한참을 검색해서 얻던 답을 이제는 한 번의 질문으로 얻습니다. 그러자 여행자는 '나에게 더 맞는 경험'과 '같은 경험이면 더 싼 가격' 양쪽으로 한층 뚜렷하게 움직입니다.
마이리얼트립은 이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려 합니다. 그리고 두 가지를 모두 잡을 수 있게 만든 구조를, 'AI 시대, 선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주제로 열린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에서 주진명 CFO가 공유했습니다.

누군가 파리 여행을 계획합니다. 항공권은 가장 싼 날짜를 찾아 비교하면서도, 막상 파리에서는 취향이 드러나는 경험에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엽니다.
취향을 따라가는 영역: 흔한 답으로는 부족하다
'파리'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에펠탑, 루브르, 개선문. 그런데 이 장면들은 가보기도 전에 이미 익숙합니다. SNS에서 수없이 스쳐 지나갔고, AI에게 파리에서 뭘 보면 되는지 물어도 누구나 비슷한 답을 받습니다. 직접 가도 비슷한 사진을 찍고 비슷한 동선을 걷습니다. '평균적인 여행 콘텐츠'의 수준이 올라간 결과입니다.
그래서 여행자가 던지는 질문이 달라졌습니다. "나는 어떤 파리를, 누구와, 어떻게 만나러 가야 하나"입니다. 여행 경험의 정의가 넓어졌습니다. 보고 오는 것에서, 내 취향에 맞는 것으로.
마이리얼트립의 답은 취향이 드러나는 큐레이션입니다. 취향을 따라가는 경험을 직접 기획하고 검증하거나 까다롭게 골라낸 셀렉션을 '마이 오리진(MyOrigin)'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였습니다. 싱글 오리진 커피처럼, 출처가 분명한 여행이라는 뜻입니다. "나는 이런 걸 좋아한다"는 취향이 선택의 이유가 되는 영역입니다.
같은 파리라도 무엇을 좋아하느냐에 따라 경험이 달라집니다. 꽃을 좋아한다면 현지 플로리스트와 함께 파리의 화훼시장 헝지스(Rungis)를 둘러보는 프라이빗 투어가, 미식을 좋아한다면 르꼬르동블루 출신 한국인 셰프가 진행하는 디저트 쿠킹 클래스가, 러닝을 좋아한다면 센강을 따라 파리를 달리는 런 트립이 있습니다.

어느 것도 AI에게 "파리 일정 짜줘"라고 물어서는 나오지 않는 경험입니다. 마이리얼트립이 직접 발굴해 출처를 분명히 한 경험들이죠. 취향이 곧 상품 선택이 됩니다.
그 선택을 마이리얼트립에서 하게 만드는 받침이 신뢰와 관계입니다. 마이 오리진이 무엇을 차별화하는가에 답한다면, 신뢰와 관계는 왜 마이리얼트립에서 사는가에 답합니다. 시간이 쌓여야 생기는 영역입니다.
앱 커뮤니티 탭에 자리한 '한국인 인증 맛집'이 한 예입니다. 한국인 여행자는 입맛이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거꾸로 보면 그 까다로운 사람들이 인정한 식당은 그만큼 믿을 만합니다. 그래서 한국인 여행자들이 실제로 다녀와 남긴 리뷰만 모아, 도쿄·오사카·파리·런던 같은 주요 여행지의 맛집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파리에서 이 지도를 켜면, 까다로운 한국인 입맛이 직접 검증한 식당이 먼저 보입니다. 또 하나는 동행 찾기를 다시 설계한 퀵매칭입니다. 글쓰기가 부담이라 정작 동행 글을 못 올리던 사람도, "파리, 6월 셋째 주, 또래와 미술관" 한 줄만 입력하면 매칭돼 바로 1:1 채팅으로 이어집니다.
취향 큐레이션과 신뢰·관계의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둘 다 가격으로 무너지지 않는 영역입니다. 마이 오리진은 취향으로 선택되어 기꺼이 지불로 이어지고, 신뢰와 관계는 가격 비교 자체를 줄여 그 자리에 머물게 합니다.
최저가를 따라가는 영역: 탐색 비용은 0이 됐지만 기준은 부재하다
파리에서 취향에 맞는 경험에는 선뜻 지갑을 열던 사람도, 항공권을 고를 때만큼은 가격에 민감해집니다. 항공권처럼 어디서 사도 같은 상품은 차별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AI는 이 영역에서 가격 탐색 비용을 거의 0으로 만들었습니다. "최저가 찾아줘" 한마디면 끝나는 시대죠.
마이리얼트립은 두 축으로 차별화를 합니다. '언제 가장 싼가', 그리고 '대충 얼마인가'를 보여줍니다.
'언제'에 답하는 것이 럭키글라이드(Lucky Glide)입니다. 같은 여정이라도 출발 날짜에 따라 항공권 값은 크게 달라지는데, 럭키글라이드는 6개월치 가격 흐름을 한눈에 시각화해 언제 떠나는 게 가장 싼지를 짚어주는 AI 항공권 탐색 서비스입니다. 이를테면 금요일 밤 대신 하루 일찍 목요일에 출발하면 값이 얼마나 빠지는지, 그 차이가 연차를 낼 만한지까지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일정은 물론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언제, 어디로 가면 싼지'를 먼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얼마'에 답하는 것이 마이트립시그널(MyTripSignal)입니다. "파리 5박"이라고 입력하면 직항 왕복 항공권과 도심 3성급 숙소를 합산한 총 여행 비용을 즉답하고, 앞으로 6개월간의 추이까지 보여줍니다. 아직 예약하지 않은 사용자의 '내여행' 탭에 먼저 떠서, "이 정도면 갈 만하네"라는 감각을 고민 단계에서 미리 깔아줍니다.
여행 총비용 기준선이라는 개념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닐 수 있지만, 가격만 보여주고 예약은 다른 사이트로 넘기는 흐름과 달리, 마이리얼트립은 그 자리에서 실제 여행 조합과 예약까지 한 흐름으로 잇습니다.
여기서 질문이 하나 남습니다. 취향이 담긴 경험에는 기꺼이 돈을 쓰고, 항공권은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마음. 정반대인 이 두 가지를 한 회사가 모두 만족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I Native 조직의 힘
답은 조직에 있습니다.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려면 조직 자체가 빨라야 하니까요. 게다가 오늘의 정답이 내일도 정답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AI와 모델은 몇 달 사이에 판이 뒤집힐 만큼 빠르게 바뀌고, 그 속도를 매번 새 전략으로 쫓아가는 방식으로는 버티기 어렵습니다. 전략의 수명을 알 수 없다면, 갖춰야 할 것은 그 전략을 계속 만들어내는 조직 그 자체입니다.
성장기에는 역할을 잘게 쪼갠 분업 구조가 합리적이었습니다. 무언가를 만드는 비용 자체가 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구조가 굳으면, 한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임팩트가 구조적으로 막힙니다. 리더는 조율에 시간을 쓰고, 실행하는 사람은 '왜'를 모른 채 맡은 일만 처리합니다. 기획과 운영과 개발이 분리된 조직에서 새로운 서비스 하나를 내는 데 걸리는 시간을 떠올려 보면 됩니다. 문제는 전략보다 실행 구조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이리얼트립은 AI Native 조직을 택했습니다. AI를 쓰는 회사가 아니라 AI 없이는 일이 안 되는 조직, 소수정예로 더 큰 임팩트를 내는 구조죠. 다만 흔들리지 않는 답은 한순간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조직을 AI를 전제로 다시 설계하고, 그 설계를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쌓아 올렸습니다. 그리고 2026년, 화두는 '리터러시 향상'에서 '실제 사업 성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앞서 본 럭키글라이드와 마이트립시그널이 그 결과물이죠.

실제로 럭키글라이드와 마이트립시그널은 그로스 실장이 직접 만든 서비스입니다. 과거라면 기획서를 쓰고 개발 조직을 거쳐 몇 달이 걸렸을 일을, 한 사람이 직접 만들어 고객의 요구에 바로 대응한 것이죠. 마이리얼트립은 이렇게 문제 정의부터 설계와 구현, 그 결과까지 한 사람이 도맡는 역할을 Product Engineer(PE)라고 부릅니다.
한 사람이 문제를 끝까지 다루는 이 방식은 직급을 가리지 않습니다. 앞서 소개한 '한국인 인증 맛집'도 사실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가 직접 만든 것입니다. 커뮤니티 게시판에 오래 쌓여 있었지만 검색에도 추천에도 쓰이지 못하던 여행자들의 맛집 글을, AI로 정제해 하루 만에 지도로 모았습니다. 리뷰성 글을 가려내고 매칭이 애매한 건 과감히 버리며, 데이터의 양보다 정확도를 우선했죠. 문제를 발견한 사람이 곧 그 문제를 푸는 사람이 되는 구조에서는, 대표 역시 한 명의 PE로 일합니다.

고객 응대도 그렇게 바뀌었습니다. 들어오는 문의를 AI가 먼저 받아 응대 속도를 끌어올리고, 단순한 상담에 들던 인력은 더 어려운 문제를 다루는 자리로 옮겼습니다.
이렇게 일하는 방식과 속도를 바꿔 가는 것, 그것이 지금 시대를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봅니다. 전 구성원이 AI로 일하는 법을 익힌 지금은, 그렇게 번 힘을 실제 사업 성과로 옮기고 있습니다. 그 결과는 규모로도 드러납니다. 거래 규모는 해마다 뚜렷하게 늘었지만 임직원 수는 크게 늘지 않았습니다. 같은 규모의 조직이 더 많은 일을, 더 깊은 고민으로 해낸 셈입니다.
여행 경험의 완전한 연결을 향해
마이리얼트립이 만들려는 그림은 분명합니다. 취향을 따라가는 마이 오리진과 신뢰가 쌓인 커뮤니티, 최저가와 기준선을 짚어주는 가격 도구가 따로 떨어진 기능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여행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입니다. 항공권을 가장 싸게 끊은 사람이 그대로 나다운 경험까지 한 흐름으로 골라낼 수 있을 때, 두 방향은 비로소 하나의 여행으로 연결됩니다.

같은 소비자, 두 갈래의 트렌드, 그리고 그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AI Native 조직. 마이리얼트립이 그리는 '여행 경험의 완전한 연결'은 이 셋이 맞물릴 때 만들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