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가 찾아오는 제품: AI로 만든 항공가 스캐너 ‘럭키글라이드’의 한 달
AI 챔피언 네 번째 이야기 — 마케팅실 방태욱 님
AI 챔피언 네 번째 이야기 — 마케팅실 방태욱 님
항공권을 살 때 사람들은 보통 도착지와 일정을 먼저 정하고, 그다음 가격을 비교했는데요.
최근에는 Thread 같은 SNS에서 특가 항공권을 찾는 프롬프트가 유행하고, 오픈 채팅방마다 수천 명이 모여 항공권 가격 정보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도착지를 먼저 고르는 게 아니라, 가격을 먼저 보고 정한다는 신호라고 생각했어요.”
마이리얼트립 마케팅 실장 방태욱 님은 이 흐름을 문제로 보지 않고, 새로운 탐색 구조를 설계할 기회로 봤습니다.
“가격을 먼저 보여주면, 사용자가 여행지를 더 쉽게 정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 아이디어는 곧 ‘럭키글라이드(LuckyGlide)’로 이어졌습니다. AI를 마케팅의 보조 도구가 아닌, 제품을 직접 만드는 도구로 활용하기로 한 순간이었습니다.
문제를 제품으로 푼 마케터
“개발 리소스 대기 없이, 직접 만들어보자.”
결정은 빠르고 단순했습니다.
Cursor를 켜고 내부 항공 캘린더 API를 연결했습니다.
프론트엔드는 직접 작성했고, CSS 깨짐이나 연결 오류는 마이리얼트립 AI Lab의 오피스아워에서 바로 해결해보기도 했었죠.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보고 거절당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루만에 알파 버전이 완성됐습니다.
마케터인 만큼 이름의 캐치함도 놓치지 않았죠. 이름은 GPT의 제안을 참고해 ‘럭키글라이드(LuckyGlide)’로 정했습니다. ‘항공권 사이를 활강하며, 행운의 가격을 얻는다’는 뜻이었습니다.
6개월치 항공가를 한눈에
럭키글라이드는 단순한 가격 비교 툴이 아닙니다.
사용자가 날짜의 유연성을 가진 채, 도시 간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발견형 서비스(discovery service)’입니다.
- 탐색 범위: 오늘 기준 D+180, 향후 6개월 구간
- 탐색 조건: 3~7일 왕복 / 이코노미 / 1인 / 직항 옵션 포함
- 검색 흐름: 도시별 비교 → 일자별 변동 그래프 → 최저가 예약 연동
“6개월치 항공가를 자동으로 탐색하고, 도시별, 일자별로 변동을 시각화합니다.”
흐름으로 보는 럭키글라이드의 작동 방식
럭키글라이드는 데이터 수집부터 가공, 노출까지의 전체 루프를 AI 보조 환경에서 완성한 풀 사이클 실험 프로젝트였습니다.
데이터 준비
인기 도시를 중심으로 시드를 구성했습니다. 자사 항공 캘린더 API의 검색 트래픽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격 비교의 우선순위를 도시별로 설정했습니다.
“어디로 갈지보다, 언제 떠날지가 더 중요했어요. 출발일 중심으로 구조를 설계했습니다.”
가격 수집 & 캐싱
항공 API를 주기적으로 호출해 가격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Supabase를 캐시 DB로 설정해 API 호출량을 제어하고, 데이터를 6시간 주기로 덮어쓰며 최신성을 유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PI Rate Limit 문제가 발생했고,
AI에게 백오프(backoff) 스크립트를 요청해 자동 재시도 로직을 구현했습니다. 요청량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자동으로 대기 시간을 조정하고 재요청하는 구조였습니다.
데이터 가공 & 분포 계산
수집된 데이터는 통계 기반으로 재가공했습니다. 각 노선별로 가격 분포를 계산하고, 제1사분위수(Q1)를 기준점으로 설정했습니다. 제1사분위수 가격보다 30% 이상 낮은 구간에 특가 플래그를 달아 사용자가 즉시 판단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AI가 데이터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신, 통계 분포로 ‘좋은 선택’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데이터 시각화
가공된 데이터는 React 기반 프론트엔드에서 시각화됩니다.
도시별 비교 테이블 → 일자별 변동 그래프 → 예약 연동의 흐름으로 구성했습니다. 그래프는 D3.js로 구현해 변동 폭을 직관적으로 보여줬고, 가장 낮은 가격 구간에는 시각적 플래그를 표시했습니다.
“그래프를 보고 바로 ‘언제, 어디가 좋다’가 보이게 하고 싶었어요.”
속도와 결합, 개방의 실험이 만든 변화
8시간 만에 완성된 프로토타입. 태욱님은 마케터입니다. 당연 마케팅 요소가 더해졌죠.
배포 직후 마케팅 액션이 즉시 결합됐습니다.
- 개인 SNS를 활용해 네트워크로 확산 시도
- 인플루언서에게 직접 DM 발송
- 마이리얼트립 마케팅 파트너 대상 테스트 공유
- 내부 채널을 통한 알파 피드백 수집
럭키글라이드는 마케팅 자산이 아니라, ‘공용 도구’로 설계됐습니다.
개인 SNS 포스팅은 순식간에 노출 1만을 돌파했고, 럭키글라이드 링크는 여기저기서 공유되며 사람들 사이를 활강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체험을 해본 마케팅 파트너들은 서로 나서서 제품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가격 결정의 funnel을 일정과 도착지 앞으로 당겨온 실험에 새로움을 느낀 거죠.
마케팅 파트너 인터뷰 중 “내 제품에도 가격 비교 기능을 통합하고 싶다”는 의견이 들어오자, 태욱 님은 소스를 공유했습니다.
“코드를 공유하면 위험하지 않냐고요? 저는 오히려 그게 마이리얼트립의 항공 생태계를 확장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선택은 실제로 도달을 확장했습니다.
외부 앱(MAU 약 2만 규모)에서 럭키글라이드 데이터에 관심을 보였고, 일부는 자사 서비스에 맞춰 변형해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닫아두면 작게 끝나지만, 열면 다 같이 큽니다. AI 시대엔 독점보다 연결이 더 큰 자산이에요.”
속도, 데이터, 그리고 다음 시도
이번 실험을 통해 태욱 님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속도는 신뢰를 만든다’는 것이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빠르게 실행하고 데이터를 보는 순간부터 대화가 시작됐습니다. “이게 되네?”라는 반응이 팀 안에서 퍼질 때, 다음 실험의 문이 열렸습니다.
두 번째는 AI와 데이터의 조합이 마케터의 판단 방식을 바꿨다는 점입니다.
가격의 ‘좋고 나쁨’을 감에 의존하지 않고, 분포 기반으로 정량화하자 사용자도 판단이 빨라졌습니다.
“가격을 보고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 패턴을 읽는 경험을 주고 싶었어요.”
세 번째는 ‘공유’가 확장의 시작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코드를 닫아두지 않고 파트너에게 먼저 열자 도달과 피드백이 동시에 늘어났습니다.
“닫으면 작게 끝나지만, 열면 다 같이 큽니다.”
그의 말처럼, AI 시대의 경쟁력은 독점이 아니라 연결이었습니다.
물론 과제도 남았습니다. 사용자 니즈는 여전히 직관에 기반해 있고, 공휴일, 기후, 성수기 등 외생 변수를 반영해야 합니다. 레이턴시 최적화와 데이터 안정성 개선, 나아가 숙소, 기후, 이벤트 데이터를 아우르는 통합형 탐색 도구로 발전시키는 것이 다음 목표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빨리 ‘다음’을 만들어보느냐예요. AI는 완벽한 답보다, 다음 시도를 더 쉽게 만드는 도구니까요.”
럭키글라이드는 그렇게 태어났습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그리고 AI와 조금은 다르게 문제를 풀어본 한 달의 실험이었죠.
이제 그 결과물을 직접 만나볼 차례입니다. :)